여러분, 안녕하세요. :-)

 

<키워드로 알아보는 일본>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일본의 시 갈래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川柳(せんりゅう)인데요. 川柳는 5.7.5의 3구 17음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를 뜻하는 말입니다. 일본의 시 갈래 중에서 유명한 俳句(はいく) 역시 5.7.5로 이루어져 있죠. 그런데 계절을 나타내는 말이 꼭 필요하고, 문어적인 표현이 많은 俳句와는 달리, 川柳는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내용들로 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표현도 俳句에 비해 구어적이고요. 짓기도 어렵지 않을뿐더러 재미도 있어서 에도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笑っていいとも！」에도 川柳를 주제로 한 코너가 있었죠.

                        

말로만 설명을 해 드리는 것보다는 직접 川柳 작품을 보시면, ‘아, 川柳가 이런 거구나’하고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그래서 과거 샐러리맨 川柳에서 베스트로 뽑혔던 작품들을 몇 개 가지고 와 봤습니다.
 

沸(わ)きました 妻(つま)よりやさしい 風呂(ふろ)の声(こえ)(끓었습니다 아내보다 상냥한 욕실 소리)

記念日(きねんび)に 「今日は何の日？」「燃(も)えるゴミ！！」 (기념일에 “오늘은 무슨 날?” “타는 쓰레기!”)

「パパ嫌(きら)い」だけどお前はパパ似(に)だよ  (아빠 싫어 하지만 너는 아빠를 닮았어)

 

어떠신가요? 어쩐지 우리나라의 가장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는 듯한데요. 아내한테도 바가지를 긁히고, 딸은 아빠가 싫다고 하지만, 재치 있는 유머로 웃어넘기고 있습니다.
 

川柳에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첫 번째 요소는 うがち입니다. うがち는 원래는 구멍을 뚫는다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핵심을 잘 찌른다는 의미로 사용이 되는데요. 즉, 川柳에서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나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것들을 포착해 정곡을 찌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두 번째 필수 요소는 かるみ입니다. かるみ는 말 그대로 ‘가벼움’이라는 뜻이죠. 무겁고 심각한 것에서 주제를 찾기보다는 주변의 평범하고 가벼운 일 속에서 그 멋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요소는 おかしみ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는데요. 바로, 유머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웃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풍자와 해학이 있어야 하죠 :-).

 

오늘은 일본의 川柳를 여러분께 소개를 해 드렸는데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하상욱이라는 젊은 시인의 짧은 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걸 보면서 ‘아! 나도 시를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하신 적 없으신가요? 川柳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어느 날! 머릿속에 시상이 떠오르신다면 일본어로 멋지게 川柳를 써 보시는 건 어떨까요?그럼, 저는 다음 주에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키워드를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o＾―＾o).

 

 

それでは、みなさん！

また来週お会いしましょ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