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쿠사노마쓰리 三枝祭
이달에는 고도 나라현(奈良県) 나라시에서 개최되는 ‘사이쿠사노마쓰리(三枝祭)’를 소개합니다. ‘유리(ゆり. 백합)마쓰리’라고도 하는 이 마쓰리는 역병 퇴치를 기원하는 제사로 매년 6월 16~18일, 나라 시내에 있는 이사가와 신사(率川神社)에서 열립니다. 701년에 제정된 법령에 이미 나라의 마쓰리로 정해진 굉장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습니다.
백합으로 장식된 천 여년 된 제사
전야제인 6월 16일에는 이사가와 신사의 본사인 오미와 신사(大神神社)에서 사이쿠사노마쓰리에서 사용할 신성한 꽃 ‘사사유리(ささゆり. 백합의 일종)’를 이사가와 신사에 전달하는 ‘사사유리 봉헌 제사’가 열립니다. 오미와 신사에서 안전한 봉헌을 기원한 뒤 사사유리를 바구니에 넣어 미와역(三輪駅)에서 나라역까지 운반하고 그곳에서 검은 옻칠을 한 멋진 꽃수레로 옮겨 담습니다. 그리고 꽃수레는 여러 사람의 호위를 받으며 나라 시가지를 시끌벅적하게 나아갑니다. 사사유리는 이사가와 신사에 도착한 뒤 신전에 공양되며 다음 날 사이쿠사노마쓰리를 아름답게 장식합니다.
이 봉헌 제사는 신사에서 모시는 여신이 미와산 산기슭을 흐르는 사사유리가 아름답게 핀 강변에 살았다는 고사를 바탕으로 여신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연다고 합니다. 미와산에 피는 사사유리는 옛날에 ‘사이구사(さいぐさ)’라 불렀기 때문에 마쓰리도 ‘사이쿠사노마쓰리’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17일에 열리는 본 마쓰리에서는 사사유리로 장식한 술통에 탁주인 구로키(黒酒)와 청주인 시로키(白酒), 두 종류의 술을 넣은 뒤 우아한 아악 소리에 맞춰 신전에 바칩니다. 무녀도 사사유리를 손에 들고 무악을 연주합니다. 오후부터는 꽃수레의 시대 행렬이 시내를 행진. 이사가와 신사에서 모시는 여신이 선두에 선 나나오토메(七媛女)의 아름다운 고대 의상도 마쓰리의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다음날인 18일에 뒤풀이 잔치로 마쓰리는 막을 내립니다. 무척 아름다워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축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