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마쓰리 るり姫まつり (루리히메마쓰리)

by 호리노우찌케이코 posted Nov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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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는 시코쿠(四国) 지역 에히메현(愛媛県) 오즈시(大洲市)의 시라타키(白滝)에서 열리는 ‘루리히메마쓰리(るり姫祭り)’에 대해 알아보자.
 

‘루리히메마쓰리’는 단풍과 폭포로 유명한 오즈시 시라타키 지역의 가을 행사 중 하나로 매년 11월 23일에 열리며 약 2,000명의 관람객이 찾아온다.
 

오즈시는 ‘이요(伊予. 에히메현의 옛 지명)’의 ‘작은 교토(小京都)’라 불리는 곳으로 전통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장이다. 매년 11월 1일~30일까지 단풍 축제가 열리며 시라타키 공원에서는 오후 5시~10시까지 단풍에 조명을 비춰 멋진 야경을 연출한다.
 

‘루리히메마쓰리’는 전국 시대 말, 폭포에 몸을 던진 ‘루리히메’를 기리기 위한 의식으로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1570년 어느 가을날, 오즈시에 있던 요나즈성(米津城)이 도사(土佐. 지금의 고치현(高知県) 지방의 무사인 조소가베(長曽我部) 가문의 공격을 받아 함락되었다. 요나즈 성주의 아내이자 무술에 능통했던 루리히메는 용감히 맞서 싸웠지만 시라타키 근처에서 조소가베의 군사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적에게 잡혀 포로가 되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루리히메는 당시 두 살이었던 어린 아들을 끌어안고 폭포에 몸을 던졌다. 그리 고 이 모습을 본 루리히메의 시녀들도 차례로 폭포에 뛰어들었다. 그 뒤 이 폭포는 ‘조로가후치(女郎が淵. 여성들의 연못)’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폭포 근처에는 어린아이를 안은 ‘루리히메 관음상’과 ‘루리히메의 무덤’이 있어 지역 주민들의 공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쓰리가 시작되면 화려한 의상을 입고 ‘루리히메’의 모습을 재현한 여자아이들과 꽃장식을 단 수레를 멘 남자아이들이 시내와 시라타키 공원 안을 행진한다. 그리고 루리히메 관음상 앞에서 공양을 올린 뒤 약 60m 아래의 폭포수로 꽃가마를 내던진다. 이것이 루리히메마쓰리의 대표적인 행사인 ‘지고 행렬(稚児行列)’로 이 의식을 보기 위해 매년 많은 관람객이 찾아온다.